서울시·넥센 '고척돔 문제' 시민 편에서.

넥센도 시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구장 소중하게 사용하겠다는 마음 갖아야.

소비자고발뉴스 | 기사입력 2015/02/04 [12:11]

서울시·넥센 '고척돔 문제' 시민 편에서.

넥센도 시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구장 소중하게 사용하겠다는 마음 갖아야.

소비자고발뉴스 | 입력 : 2015/02/04 [12:11]

[SGN=박창신기자]  서울 고척돔 처리문제가 본격적으로 도마위에 올랐다.

한국 최초의 돔형태의 야구장이라는 타이틀을 받을 예정인 고척돔은 오는 6월말께 완공된다.

현재 서울시와 야구계가 고척돔의 활용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일단 고척돔의 사용은 서울을 연고로 하는 넥센 히어로즈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서울시와 넥센은 지난 12일 첫 협의를 시작한데 이어 다음주 초께 두 번째 협의를 앞두고 있다.

양측이 협의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협상 쟁점은 구장운영권과 광고수익권이다. 특히 넥센은 좋지 않은 교통여건 등을 들어 비싼 임대료를 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목동구장 같은 일일대관 형태보다 구장운영권을 갖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일일대관은 서울시가 구장을 운영하고 구단이 그때그때 비용을 지불하고 구장을 빌려 쓰는 형태이다. 위탁운영을 할 경우 정해진 위탁료를 내고 해당 구장에 대해 보다 폭넓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위탁료만 적정하다면 구단 입장에서는 위탁운영이 보다 유리한 조건이 틀림없다.

넥센은 고척돔의 교통여건 등을 고려해 높은 수준의 위탁료를 지불할 경우 수익이 안 나올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구장으로 사용해온 목동구장은 아마추어 전용구장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된 상태여서 '울며 겨자먹기'로 고척돔을 사용해야 하는 현재 상황에 대한 불만도 녹아 있다. 8년 동안 목동구장에 상당한 투자를 했는데 둥지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어서 그들의 불만도 이해하지 못할 부분은 아니다.

또 서울시 입장에서는 2000억원이 넘는 세금으로 지어진 구장을 특정 구단에 '특혜'에 가깝게 내줄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양측의 신경전은 점차 첨예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양측이 협상을 시작하는 단계라 무척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서울시와 넥센의 고척돔 협상이 '수익 줄다리기'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프로야구가 공공재라면 고척돔도 시민들의 귀중한 세금으로 지어진 공공재다. 시민들의 혈세로 지어진 고척돔에 대해 '프로야구는 공공재'라는 논리로 저렴한 운영권을 달라고 주장한다면 온당치 못하다. 또 좋지 않은 입지에 지어놓은 구장을 상대적으로 약자인 구단에 억지로 떠넘기는 식으로 처리하는 것도 행정기관의 갑질에 가깝다.

협상에 돌입한 서울시와 넥센이 모두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바로 야구팬들이다. 프로야구라는 공공재를, 고척돔이라는 공공재로 즐기는 것은 결국 시민들이기 때문이다.

우선 고척돔이 태생부터 심각한 교통체증 문제를 안고 태어난 곳이라는 점을 먼저 생각해야 할 때다. 이런 상태로 넥센이 내년부터 고척돔으로 둥지를 옮긴다면 팬들의 입장에서는 퇴근시간과 겹치는 시간대에 교통지옥을 맛볼 가능성이 크다. 또 고척돔을 찾았다가 야간까지 경기를 즐기고 버스, 전철도 먼 곳에서 귀가 전쟁을 벌여야할지도 모른다.

서울시와 넥센은 고척돔을 놓고 구장운영권과 광고수익권을 갖고 줄다리기를 하기 전에 팬들의 접근성과 편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 임시버스 운영과 주차공간 확대 등의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서울시는 야구팬들의 편의와 접근을 위한 넥센의 요구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넥센도 시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구장을 소중하게 사용하겠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 좋다.

야구팬들은 비와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는 국내 유일의 돔구장 개장을 기쁜 마음으로 보고 싶어한다.  S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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