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다시 한 번 솔개의 우화를 생각한다

주장환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4/05/09 [08:18]

[칼럼] 다시 한 번 솔개의 우화를 생각한다

주장환 논설위원 | 입력 : 2024/05/09 [08:18]

솔개 연

[소비자고발뉴스=주장환 논설위원2000년 대 중반 한때 우리 사회에서 솔개의 경영론, 솔개식 환골탈태(換骨奪胎), 솔개의 장수비결 등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이 우화의 출발점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2005년 정광호 씨가 펴낸 <우화경영>이 란 책에서 그 근원을 찾아볼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한겨레 신문> 구본권 기자).

이 책에서 솔개의 삶은 대충 이렇게 묘사되어 있다.

솔개는 잘하면 70살까지도 산다. 그러나 이렇게 장수하려면 40살 무렵, 비장한 마음을 먹어야 한다. 사냥감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노화된 발톱과 길게 자라 이곳저곳 문드러져 가는 부리, 게다가 깃털마저 제 역할을 하기 힘들어진다. 이때 솔개는 다시 한 번 새 삶을 위한 갱생작업에 나선다. 솔개는 다른 포식자가 찾지 못하는 곳에서 은둔하며 고통스러운 작업을 시작한다. 먼저 부리로 돌을 쪼아 부리가 깨지고 빠지게 만든다.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새 부리가 돋아난다. 그런 후 새로 돋은 부리로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그리고 새로 발톱이 돋아나면 이번에는 날개의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이리하여 약 반년이 지나 새 깃털이 돋아난 솔개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힘차게 대지를 박차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제2의 인생을 사는 것이다.

솔개가 자신의 선택을 통해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세상을 여는 환골탈태의 모습은 극적이다. 사람들은 이 이야기에 환호했고 감동을 받았다. 이 이야기가 누군가가 지어낸 것이든 아니든 상관이 없었다(사실 과학자들은 생태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세상의 모든 우화가 그렇듯 인간에게 희망과 사랑, 교훈과 도전, 용기와 비전 등을 가져다준다면 그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총선 패배 후 맥 빠진 모습이다. 대통령도 적극적으로 출구를 모색하고 있으나 반응은 신통치 않아 보인다. 그러나 여기서 주저 앉으면 이 나라는 희망이 없다. 솔개의 우화를 교훈 삼아 새 부리와 발톱, 깃털을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도 환호작약할 때가 아니다. 실제 정국 득표수를 따지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6일 리얼미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민의힘 32.1%, 더불어민주당 36.1%를 기록했다. 국민은 어느 일방의 독주를 바라지 않는다는 의미다. 민주당 진영의 입맛에 맞는 입법 독주가 가장 큰 독배다. 자유민주주의적 세계관에 맞는 환골탈태가 답이다. SGN

jjh@economicpost.co.kr

  • 도배방지 이미지

오피니언 많이 본 기사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