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배불뚝이 승려 포대화상의 욕심에 대한 경고

주장환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4/02/22 [08:12]

[칼럼] 배불뚝이 승려 포대화상의 욕심에 대한 경고

주장환 논설위원 | 입력 : 2024/02/22 [08:12]

포대화상

[소비자고발뉴스=주장환 논설위원] 당나라 말기부터 오대십국 시대까지 명주(현재의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 살았다는 포대화상은 큰 포대를 멘 배불뚝이 승려의 모습이다.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지에서도 그의 석상 등을 볼 수 있다.

미륵보살의 현신으로도 여겨졌던 그의 불화나 불상이 우리에게도 친근한 그는 늘 베로 만든 자루 즉, 포대를 가지고 다녔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포대(布袋)라고 불러 포대화상이 되었다. 방랑벽이 있었던 그는 ‘하늘을 지붕 삼고, 땅을 방바닥 삼아 누워 자는’ 등 자유로운 생활을 구가했다. 그는 지팡이에 포대를 끼어 메고 다니다가, 사람들이 공양하면 주는 대로 받아 넣고, 음식이 상하든 말든 가지고 다녔다.

이런 모습을 본 사람들은 포대화상이 욕심이 많아서 음식이 상할 때까지 자루에 담아 넣고 다니는 것이 아닌가 하면서 수군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후세 사학자들은 그의 이러한 행동이 욕심을 부리면 음식이 상하게 된다는 것을 실천적으로 보여준 행위라고 해석했다.

의료계 집단 행동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노동자들은 자기 목숨 걸고 하는데 의사들은 남의 목숨을 걸고 한다”, “최고 엘리트에 고소득자여서 사회를 위해 봉사를 해야 할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지적처럼 의사 파업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것이 국민들의 일반적 인식이다. 더군다나 의료 편익을 위해 의사수를 늘리겠다는데 이를 가로막는 행위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제 밥그릇 지키기’에 다름 아니다.

환자들이 모인 카페나 지역 커뮤니티 등에는 수술이 취소되거나 연기, 퇴원 권유를 받았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이들은 대부분 분노를 표했다. 실제 환우 카페에는 “3월 중순 예정이던 수술이 4월 말로 연기됐다”거나 “무조건 수술이 미뤄졌다는 통보를 일방적으로 받았다”, “피가 거꾸로 솟아버리는 느낌”, “권위의식 가득한 이익집단의 최고봉이다”이라는 등 화를 삭이지 못하는 글들이 많았다. 이제 의료소비자인 국민들이 나서야 할 때라는 주장도 있었다.

우리나라 최상위 부유층 집단인 의료계 집단 행동은 음식이 상해도 자루에 자꾸 집어넣는 욕심 사나운 행동과 다름없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2019년 연봉 2억원 남짓하던 종합병원 봉직의 연봉이 최근 3억, 4억원까지 올랐다.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통사람들은 상상하기 힘든 액수다. 의사들이 이러쿵저러쿵 변명을 하고 수긍하기 힘든 주장을 쏟아내지만,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피할 길은 없어 보인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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