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위 방폐장 건설 '발등의 불'···특별법 제정 시급

정부-한수원, 경수로 원전 첫 건식저장시설 건설
고리·한빛 원전 등 포화 시점까지 10년도 안남아
지역 주민 수용성 낮아…제시간에 짓기도 빠듯해
고준위방폐장 건립 시기 명시한 특별법 제정해야
"방폐장 건립 시기 명시해야 주민 수용성 높아져"

김광식 기자 | 기사입력 2022/09/30 [08:12]

고준위 방폐장 건설 '발등의 불'···특별법 제정 시급

정부-한수원, 경수로 원전 첫 건식저장시설 건설
고리·한빛 원전 등 포화 시점까지 10년도 안남아
지역 주민 수용성 낮아…제시간에 짓기도 빠듯해
고준위방폐장 건립 시기 명시한 특별법 제정해야
"방폐장 건립 시기 명시해야 주민 수용성 높아져"

김광식 기자 | 입력 : 2022/09/30 [08:12]

월성 원전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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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고발뉴스=김광식 기자]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국내 첫 경수로 원전 사용후 핵연료(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건식저장시설 건설을 추진하는 가운데, 고준위 방폐물 영구처분장 마련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에 대한 지역 주민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이번 건식저장시설 건설이 향후 윤석열 정부 '원전 확대 정책'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수원은 부산 고리원자력발전소 부지에 사용후 핵연료를 보관할 지상 건식저장시설 건설을 추진하는 내용의 내부 실무안인 '고리 원전 내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 설치(안)'을 보고했다.

 

사용후 핵연료 처리 문제는 1978년 국내 첫 원전인 고리 1호 원전 가동 이후 44년 동안 해결 못하고 있는 정부의 숙원 사업이다. 국내 방사성 폐기물 관련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죽기 전에 고준위 처분 시설 건립을 보는 게 꿈"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현재 국내에는 사용후 핵연료를 처분할 영구처분장은 없다. 유일한 중수로 원전인 월성 원전은 사용후 핵연료를 습식저장시설에서 냉각시킨 뒤, 캐니스터와 맥스터 등 원전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에 보관하고 있다.

 

나머지 경수로 원전들은 발전소 내부 수조에 사용후 핵연료를 임시 저장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이마저도 10년 내에 시설 포화율이 100%에 다다를 전망이다.

 

한수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경수로 원전본부별 사용후 핵연료 임시저장시설 포화도는 고리 원전 85.9%, 한울 원전 82.5%, 한빛 원전74.9%, 신월성 원전 62.9%, 새울 원전 25.4%다. 호기별로 보면 고리 2·3·4호기, 한울 1·2·4·6호기, 월성 2·3·4호기는 이미 포화율이 90%를 웃돌고 있다.

 

각 원전의 포화 예상 시점도 고리·한빛 원전 2031년, 한울 원전 2032년, 신월성 원전 2044년, 새울 원전 2066년이다. 고리·한빛 원전의 경우 포화 시점까지 10년도 남지 않았다.

 

정부와 한수원이 이번에 고리 원전에 경수로용 건식저장시설 건설을 추진하는 것도 더 이상 원전 내 내부 수조에 사용후 핵연료를 채우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고리 원전 건식저장시설 건설은 지금 당장 시작해도 최소 7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 주민 반발 등으로 더 미뤄질 수도 있어 포화 시점인 2031년 전까지 건설하기에도 빠듯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월성 원전도 건식저장시설인 맥스터 증설 문제를 두고 6년여 동안 갈등을 겪으면서 시설 포화율이 97%이상까지 올라 원전 가동 중단 위기까지 처했었다.

 

원전 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원전 방폐물 포화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고 향후 원전 가동률이 올라가면 더 빨리 포화될 수 있는 만큼 방폐물 처분시설을 위한 특별법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현행 방사성폐기물관리법은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원전 근무자의 옷과 장갑 등) 처분, 사용후 핵연료 처분, 원전 해체 등을 감당할 재원 마련과 조직 운영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사용후 핵연료 처분에 관한 일정과 부지 확보 절차 등에 대한 근거는 포함하고 있지 않다.

 

정부는 고준위 방폐물인 사용후 핵연료를 처리할 부지를 2036년까지 확보하고 2043년까지 중간저장시설, 2060년까지 심층처분시설을 확보한다는 로드맵을 구축했지만, 특별법 제정이 늦어지면 미뤄질 수밖에 없다.

 

현재 국회에는 고준위 방폐장 건설과 관련, 김영식·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30일과 31일 각각 발의한 법안과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9월 발의한 법안이 계류 중이다.

 

최근 여당에서 발의한 2개 법안은 모두 고준위 방폐물 부지 선정 절차 등 부지 확보 근거를 담았다. 다만 김 의원 법안은 2035년 처분부지 확보, 2050년 처분시설 운영 등 시기를 특정했고, 이 의원 법안은 정부의 '고준위 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이 정한 시기를 따르도록 했다.

 

고준위 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은 부지 선정에 착수한 이후 37년 안에 처분장을 확보하는 것이 골자로, 특별법안이 통과돼 내년부터 부지 선정에 나설 시 처분장 운영 시점은 2060년이 된다.

 

야당에서 발의한 법안은 원전의 수명이 연장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건설·운영 중인 발전용 원자로의 설계수명 기간에 발생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만 저장하도록 규정한 특징이 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영구처분장 건설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건식저장시설을 더 빨리 추진했어야 하는데 늦은 감이 있다"며 "고리 원전의 경우 1호기를 해체하면 사용후 핵연료를 다 꺼내야 하기 때문에 빨리 건식저장시설 건설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일반적으로 해외에서도 건식저장시설을 건설하고 있다"면서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에서 사고나 문제가 발생해서 환경이나 인명 피해를 준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다만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에 대한 지역 사회 수용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특별법이 정기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며 "특별법에 영구처분장 건설 시기를 명시하면 지역에서도 임시저장시설을 계속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줄어 수용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SGN

 

kgs@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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